제 2회 박재삼 시 암송대회 시 - 일반부 시

작성자
박재삼문학관
작성일
2017-06-20 12:41
조회
246
2017년 제 2회 박재삼 시 암송 대회
(암송 시 10편씩, 1~5는 일반부 학생부 같음)

* 일반부

1. 울음이 타는 가을 강
2. 천년의 바람
3. 아득하면 되리라
4. 내 고향 바다 치수
5. 바닷가 산책
6. 추억에서 31
7. 삼천포 앞바다 즉흥
8. 갈대밭에서
9. 흥부의 햇빛과 바람
10. 세상을 몰라 묻노니

* 학생부
  1. 울음이 타는 가을 강

  2. 천년의 바람

  3. 아득하면 되리라

  4. 내 고향 바다 치수

  5. 바닷가 산책

  6. 구름의 나들이

  7. 열 몇 살 때

  8. 신록을 보며

  9. 배가 갑니다

  10. 아기 발바닥에 이마를 대고


일반부, 학생부 공통 1 ~ 5

1.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2. 천년의 바람

박재삼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3. 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4. 내 고향 바다 치수()

박재삼

봄날 삼천포(三千浦) 앞바다는
비단이 깔리기 만장(萬丈)이었거니
오늘토록 필(疋)을 대어 출렁여
내게는 눈물로 둔갑해 왔는데,

스무 살 무렵의
그대와 나 사이에는
환한 꽃밭으로 비치어
눈이 아른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안개가 강으로 흘러
앞이 흐리기도 하였다.

오, 아름다운 것에 끝내
노래한다는 이 망망함이여.
그 잴 수 없는 거리야말로
그대와 나 사이의 그것만이 아닌
바다의 치수(數)에 분명하고
세상 이치의 치수(數) 그것이었던가.

5. 바닷가 산책

박재삼

어제는
가까운 神樹島(신수도) 근방
아지랭이가 모락모락 오르고 있어
열댓 살 적으로 돌아와
그리 마음 가려워
사랑하는 이여,
안으로 홀로 불러 보았고,

오늘은
멀리 昌善島(창선도)쪽
아까운 것 없을 듯 불붙은 저녁놀에
스물 몇 살때의 熱氣(열기)를 다시 얻어
이리 흔들리는 혼을 앗기며
사랑하는 사람아,
입가에 뇌어 보았다.

사랑은 결국 곱씹어
뒷맛이 끊임없이 우러나게 하는
내 고향 바닷가 산책이여!

6. 追憶에서 · 31

박재삼

해방된 다음해
魯山(노산) 언덕에 가서
눈 아래 貿易(무역)회사 자리
홀로 三千浦中學校(삼천포중학교) 입학식을 보았다.
기부금 三(삼)천원이 없어서
그 학교에 못 간 나는
여기에 쫓겨 오듯 와서
빛나는 모표와 모자와 새 교복을
눈물 속에서 보았다.

그러나 저 먼 바다
섬가에 부딪히는 물보라를
또는 하늘하늘 뜬 작은 배가
햇빛 속에서 길을 내며 가는 것을
눈여겨 뚫어지게 보았다.

학교에 가는 대신
이 눈물범벅을 씻고
세상을 멋지게 훌륭하게
헤쳐 가리라 다짐했다.

그것이 오늘토록 밀려서
내 주위에 너무 많은 것에 지쳐
이제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만 어렴풋이 배웠다.

7. 삼천포 앞바다 즉흥

박재삼

산천만 노곤하게
춘곤 속에 있지 않고
저 멀리 바다 경치도
아지랭이에 젖어서
간장도 미칠만하게
정이 녹아 흐르네.

바다 한복판엔
돛단배 몇 척 졸고
움직이는 이 그림
새 획으로 그어서
갈매기 소리까지 얹어
운을 하나 더할까

언제는 그 세월을
붙잡아 두었던가
가까이 바다 밑이
저승처럼 환한데
환장할 봄볕은 시방
머리풀고 있고나

8. 갈대밭에서

박재삼

갈대밭에 오면
늘 인생의 변두리에 섰다는
느낌밖에는 없어라.

하늘 복판을 여전히
구름이 흐르고 새가 날지만
쓸쓸한 것은 밀리어
이 근처에만 치우쳐 있구나.

사랑이여
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대가 없는 지금에사
울먹이면서, 아, 흐느끼면서
누구도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할 소리로
몸째 징소리 같은 것을 뱉나니.

9. 흥부의 햇빛과 바람

박재삼

千石(천석)꾼 萬石(만석)꾼의 재산 불어나는
그 기쁜 인생도
저 햇빛과 바람이 짜 올리는
씨와 날의 밝고 넘치는 것을
당할 수야 없으리.

하늘이여
저 햇빛과 바람이 짜내는 엄청난 재산을
누구나 골고루 갖게는 하되
욕심많은 놀부한테보다 더 많이
흥부한테는 눈물 섞어
그것을 갖게 하는 곡절을
나는 오늘 비로소
마태복음에서 읽어낸 참이노라.

10. 세상을 몰라 묻노니

박재삼

아무리 눈으로 새겨 보아도
별은 내게는
모가 나지 않네
그저 휘황할 뿐이네

시랑이여 그대 또한
아무리 마음으로 그려 보아도
종잡을 수 없네
그저 뿌듯할 뿐이네

이슬 같은 목숨인 바에야
별을 이슬같이 볼까나
풀잎 같은 목숨일 바에야
사랑을 풀잎같이 볼까나

진실로 진실로
세상을 몰라 묻노니
별을 무슨 모양이라 하겠는가
또한 사랑을 무슨 형체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