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인연(因緣)

작성자
박재삼문학관
작성일
2016-05-21 13:54
조회
472
이승에 태어나고부터
이날까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인연(因緣)의 사해동포(四海同胞)여서 그런지
이웃사람이 아프면
마음도 따라 상(傷)하고
그들의 기쁜 일은
바람에 물결이 희롱하듯
덩달아 우쭐거렸네.

그렇게도 찰떡같은
관계가 있는 듯하면서도
정작 내가 이승을 하직할 때는
친하기는 커녕 외면만하고
담담(淡淡)하게 예사로 이별을 할 수 있는
그 무정(無情)이 분명있는 것 같아 섭섭해라.
그것을 시치미떼고 참고 있는 것이 용하구나.

그러나, 아, 그러나 어찌 완전한 이별이 있을 것인가.

좋은 詩도 보물처럼 남기고 가고 싶고,
내 죽은 후에도
기막히는, 속속들이 파고드는,
바람은 영원히 헤어지는 일없이
남아있을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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